무작정 카페에 왔다.
신년 계획이고 뭐고..
사실 이렇게 연초에 계획을 세워도, 연말이 되면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한 가지 세우고 싶은 계획/목표는 고전소설을 읽어보는 것이다.
어제 병원에 갔을 때, 쉬는 날이 많은 요즘.. 공부는 하기 싫은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만한 친구도 없고, 혼자 누워서 유튜브만 보고 있는 게 많이 헛헛하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혼자 있는 고요한 시간에 적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유명한 고전소설들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셨다.
나는 자기계발서와 에세이만 읽는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잘 나가는 내가 되고 싶은 마음 + 상처받은 마음에 공감받고 싶은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던 것 같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작년에 '초록은 어디에나'를 읽고 처음 마음의 울림이라는 걸 느끼고, 사람들이 이래서 소설을 읽는 거구나~ 소설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허물어졌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들도 더 사두고 쌓아두었는데.. 좀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그중에서도 카뮈의 이방인을 읽어봐야지 생각 중이다.)
그리고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은
1. 어휘력이 부족하다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나.. 표현하려고 하는 느낌의 단어를 찾지 못해 GPT의 도움을 받는다;; 떠올라도 이게 맞는지 확신이 안 서서 국어사전에서 뜻을 확인하기도 한다..)
2. 맞춤법에 확신이 안 선다 (업무를 할 때.. 내가 보고서를 쓴다거나 글을 많이 쓰는 일을 도맡아 하진 않지만.. 상사에게 메신저를 쓰면서도 띄어쓰기가 이게 맞나? 헷갈린다;;;;;;; 현재 쫌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느꼈다)
3. 생각의 깊이가 깊지 않다 (나도 나름 많은 풍파를 겪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깊이 있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에 대한 확신이 많이 사라졌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걸 느끼는 빈도가 잦아졌다)
이러한 신호들이 '책을 읽을 때'라는 걸 알려준 것 같다.
무엇보다 3번..
내가 겪은 경험과 비슷한 사람과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지는 몰라도, 나와 다른 경험을 한 사람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이전에 모임에서 이야기를 할 때 '숲 보다 나무를 보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타인에게 오랜만에 받았던 피드백이었다.
그 얘기가 처음엔 아 그런가? 어 그런가? 나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거라 조금 새로운 충격이었다.
덕분에 내가 그런 좁은 시야를 갖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한거구나를 또 깨달았다.
이제 서른이라니
사실 나는 숫자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사람이었는데
서른이니까, 이제 서른이니까 이러저러한 목표를 세우고 대단한 사람이 될거얏
예전 같았으면 이랬을 텐데
이제는 그 생각이 많이 사라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년이라고 다이어리를 안 산 게 뭐라고 뿌듯하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덜 흔들리는 좀 더 탄탄한 내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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