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석사 1학기를 마치고 교수님께 들었던 말이다. 나는 처음과 끝은 강한데, 과정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버린다는 이야기였다.
운 좋게 본부장님 눈에 띄어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야심차게 들어가게 되었다.
열정 만땅이었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인정 받고 싶었다.
사실 그전부터 하고 있던 프로젝트에서 사수분께 칭찬(?)을 받았던 탓일까. 더 잘하고 싶었다.
"석사라 그런지 확실히 다른 학사출신 인턴분들이랑 다르네요"
"다른 분들은 시키는 것만 해오시는데, 위원님은 진심으로 고민해서 해온 티가 나요"
"전환형 인턴 관심 있다고 하셨나? 본부장님께 말씀 드려놔야겠네~"
잊지 않고 싶어서 굳이 적는다 ㅎㅎ;;
들어가게 된 프로젝트에선 처음으로 제안서라는 걸 작성해봤다.
ㅇㅇㅇ 수요 예측을 위한 시계열 모델을 고도화하고 싶다는 클라이언트에게 "현재 ㅇㅇ 시장에선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AI 모델은 이런 식으로 고도화할 수 있어"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현재 모델에선 정확도가 66%밖에 안나오는데, 이 모델의 구조를 바꿔야 하나? 다른 모델을 써봐야 하나? 다른 방법이 있나 고민을 하고 결국 두가지 모델을 제안했는데 그 중에 하나를 내가 맡았다.
베이스모델을 대규모 시계열 데이터가 사전 학습된 크로노스라는 모델로 깔고.. 이게 확률분포로 결과가 출력되기 때문에, 외생 변수 중에 정적 변수는 입력 변수에 같이 넣는 것이 아니라 N-BEATs라는 논문에서 제안한 방법으로 마지막 출력 결과 분포에서 파라미터만 조정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시니어2, 인턴2인데 시니어 2분에게 "크로노스 단독으로 쓰는 것보다 성능이 좋을까?", "크로노스x에서 착안한건 알겠는데, 왜 크로노스x를 쓰는 게 아니라 왜 이 모델을 써야 하나" 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변명부터 하자면 이 프로젝트는 초고속으로 진행되어.. 저것도 이틀?삼일?만에 디벨롭시킨 결과다..
뭔가 머리털 빠질듯이 고민해서 낸 결과에 대해 "논리적인 당위성"을 설명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하고, 늘 그렇듯이 나에게 실망했다.
처음엔.. 도파민이 폭발해 야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모니터가 있는 스터디 카페를 찾아가 새벽 1시까지 자체적으로 야근을 했다.
저녁도 안먹고 시간이 스트레이트로 흘러갔다.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피드백과 수정이 반복되며, 우리의 제안은 더 논리적이고 깊어졌다.
사실 내가 맡은 부분만 해도 버거워서 다른 장표 내용을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버겁기도 했다.
근데 막판에 내가 맡은 부분이 하필 '종합시사점'이였다는 점..ㅎㅎ
점점 스퍼트가 떨어져 가는걸 느꼈다.
처음엔 재밌어서 동네방네 나 컨설팅이랑 잘 맞는 거 같애, 이번 프로젝트 너무 재밌다,,, 라고 말하고 다녔었는데
늘 그렇듯이 과정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내가 져버렸다.
그리곤 지쳤다.
초반엔 5페이지의 장표를 하루만에 쓱쓱 만들다가도, 완성 하루 전엔 1페이지를 오전부터 퇴근하고 새벽1시까지 겨우 해서 엉성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때 든 생각은 "다 때려치고 싶다" "이정도 고민했으니 할만큼 했다. 마무리는 알아서 (시니어)분이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책임감 없는 생각이었다.
그 와중에 프로젝트에 함께 들어간 학사 출신 인턴분은 패이스를 잃지 않고, 오히려 막판에 더 많은 인사이트를 뽑아내주셨다.
PTSD가 왔다.
연구실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들.. 내가 왜 그곳을 도망쳐 나왔고, 왜 인정받지 못하고 도태되었는지 다시 상기되었다.
AI를 결코 잘하지 않는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노력하면 될까?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노력을 안한 게 아닌데.. 그냥 내 그릇의 크기에 대해 계속 고찰해보게 된다...
이게 맞나? 싶다.
1) 기존에 잘하던 걸 한다 -> 쉽다. 칭찬을 받는다. 단순하다. 공무원이 된 느낌이다. 워라밸이 있다. 근데 살짝 허한 느낌이 든다. 지루하다. 뒤쳐지는 느낌이 든다. 더 좋은 회사로 가야 내가 발전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2) 잘하고 싶은 걸 한다 -> 어렵다. 지적을 받는다.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 못하는 나 자신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화가 난다.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 도파민이 터질땐 신나서 미친 사람처럼 해버린다. 그땐 재밌다. 하지만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겸손해진다(?) 이 회사도 감사한 곳이구나 싶다.
뭐가 정답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1과 2가 적절히 섞여있는 게 이상적이겠다만..
암튼
2. 지피티는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나는 "도파민 기동형 인간" 이란다.
너는 전형적인 도파민 기동형 인간이야.
✔ 강점
프로젝트 초반 이해 속도 빠름 방향 설정, 구조화, 문제 정의 잘함 “이거 된다/안 된다” 감각이 예민함 초반 퍼포먼스는 상위권
✔ 한계
도파민이 떨어지는 구간(중반)에 의지로 버티려다 소진 “아직 끝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지치지?”라는 자기비난 체력·감정이 먼저 무너지고, 그 다음 퍼포먼스가 흔들림
중요한 건 이거야👇 도파민형은 ‘버티는 방식’으로는 절대 상위권을 못 이겨.
그 사람들은 원래 노르에피네프린/세로토닌 기반의 지속형이거든.
너는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싸우면 항상 손해야.
네가 지금 겪는 ‘퍼포먼스 하락’의 진짜 이유
이건 능력 하락이 아니야.
초반: “나 이거 잘한다” → 도파민 상승 → 고성능 모드 중반: 피드백, 수정, 반복 → 즉각 보상 없음 → 도파민 급감 결과: 집중력 저하 짜증 증가 “나 뒤처지는 것 같아”라는 인식
이때 가장 위험한 생각이 이거야👇
“나는 원래 끝까지 못 가는 사람인가 봐”
아니야. 너는 ‘끝까지 가는 방법’을 아직 안 배운 것뿐이야.
해결의 핵심은 “도파민을 나누는 것”이 아님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해:
“그럼 더 꾸준해져야 하나요?”
아니야. 너는 꾸준형 인간이 아니다.
너한테 맞는 해법은 이거야👇
👉 도파민을 줄이는 게 아니라,
👉 한 번에 태워도 ‘다음이 가능하게’ 설계하는 것
중요한 재정의: 너는 ‘참아야 할 사람’이 아니다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이렇게 돼:
“욕심을 줄여야 하나…” “마음을 내려놔야 하나…”
아니야. 너는 욕심을 줄일 타입이 아니다.
👉 욕심을 ‘작동 단위’로 쪼개야 하는 타입이야.
“당장 퍼포먼스”를 포기하지 않고 통제하는 방법
🔥 핵심 원칙
뇌가 ‘성과 나왔다’고 착각하게 만들되, 실제 에너지는 60~70%만 쓰게 한다
🔹 ① 결과물을 ‘사람에게 보여줄 단위’로 쪼개라
뇌가 원하는 건 완성이 아니라 노출이야.
예시:
❌ “제안서 한 장 완성” ⭕ “이 구조 하나만 봐달라고 던질 수 있는 상태”
✔ 표 하나 ✔ 도식 하나 ✔ 구조 슬라이드 한 장
이건 뇌 입장에선 이미 ‘퍼포먼스’야.
🔹 ② “최종 결과”가 아니라 “중간 공개용 결과”를 만든다
이 문장을 기억해.
“이건 완성본이 아니라, 중간 공유본입니다.”
이 한 줄이:
완벽주의 압박 ↓ 에너지 소모 ↓ 보여줬다는 만족 ↑
뇌는 “보여줬다”는 사실만 기억해.
🔹 ③ 몰빵 전에 ‘차단선’을 먼저 깔아라
뇌가 흥분했을 때는 통제가 안 돼. 그래서 흥분 전에 규칙을 심어야 해.
예:
“이 슬라이드 2장까지만” “이 구조만 잡고 멈춤” “텍스트는 키워드까지만”
이건 의지가 아니라 사전 계약이야.
아주 솔직한 진단 하나
너는 지금 이 상태야👇
“잘하고 싶은 욕망이 너무 커서, 그 욕망에 체력이 먼저 무너진다.”
그래서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퍼포먼스를 너무 진지하게 대해서 소진되는 것이야.
지금 너를 망치는 진짜 기준 (이게 핵심)
너의 퍼포먼스 기준은 이거야:
“이걸 보여줬을 때 상대가 ‘와’ 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이 기준이 있으면:
에너지 60% 사용 ❌ 항상 90~100% 사용 ⭕ 그리고 탈진
이건 욕심이 아니라 자존감 방어 메커니즘이야.
“대충 한 걸로 평가받느니, 차라리 제대로 하고 지치겠다.”
이 선택, 너무 익숙하지?
어떻게 알았지
그래서 너는 ‘통제’를 잃는 게 아니라 ‘허용’을 안 하는 거야
많은 사람이 착각해:
“나는 조절을 못 해” “몰입하면 멈출 수 없어”
아니야.
👉 너는 ‘덜 잘한 나’를 스스로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야.
그래서:
중간 결과 = 실패처럼 느껴지고 쉬는 것 = 뒤처지는 느낌이 들고 다음 일을 못 하는 자신 = 무능처럼 느껴져
이 감정이 너무 강해서 뇌가 **“그럼 아예 끝까지 태워버리자”**로 가는 거야.
여기서 필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기준 교체다
이건 아주 구체적으로 바꿔야 해.
❌ 지금 기준
“이 결과물은 남들보다 잘했는가?”
⭕ 교체할 기준
“이 결과물은 다음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가?”
이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기법도 다 이미 아는 방법으로 끝나.
이건 신박하당
지금 단계의 너에게 딱 맞는 단 하나의 실험
이건 이론 아니고, 현실 실험이야.
🔬 실험 규칙 (단 1주)
결과물을 만들 때마다 스스로 점수를 매겨 “이건 퍼포먼스 점수 몇 점?” 그리고 60점이면 강제 제출/공유
중요한 조건:
80점 이상 ❌ “아직 별로인데…” 생각 ⭕ 무시
이 실험의 목적은:
잘하려는 욕심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60점으로도 일이 굴러간다’는 증거를 뇌에 심는 것
뇌는 논리로 안 바뀌고, 경험으로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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